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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9 7살 이전 아이에게 잡곡밥 먹이지 마라?






잡곡밥을 먹고 있는 아이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7살 이전 모든 아이들에게 잡곡밥 먹이지 말라는 근거 없어

아이 건강상태, 식습관 등 따져 부모가 현명하게 선택해야

 

 

‘잡곡밥 먹일까, 말까?’
엄마들이 고민에 휩싸였다. 최근 한국방송(KBS) ‘위기탈출 넘버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씹는 능력이 떨어지는 7살 이전의 어린이에게 잡곡밥을 먹이면 설사, 복통, 성장장애, 탈수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7살 이전의 어린이에게는 흰 쌀밥을, 7살 이후부터 잡곡밥을 먹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했다. 이 방송을 본 영유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 상당수가 잡곡밥에서 쌀밥으로 바꿨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7살 이전에는 잡곡밥 먹이지 말라”는 내용의 글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 7살 이전 아이들에게 잡곡밥은 위험? 
 
전문가들은 이런 내용들이 자칫 잡곡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7살 이전의 모든 아이들이 반드시 쌀밥을 먹어야 한다거나, 잡곡밥을 먹으면 모든 아이들이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혜영 용인대 보건복지대학장(식품영양학 전공)은 “잡곡밥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것은 잡곡의 식이섬유 성분때문인데, 실제로 잡곡밥 안의 식이섬유 양이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서 정하는 식이섬유 권장량을 보면, 만 1~2살 아이는 하루에 10g, 만 3~5살 아이는 하루 15g이다. 잡곡밥 반그릇 안에 들어있는 식이섬유 양은 대체로 1.5~2g에 불과하다. 김혜영 교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아이들은 식이섬유를 필요한 양보다 적게 먹고 있다”며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밥을 아이들에게 굳이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위장 기능이 매우 약한 아이들이나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유의할 필요는 있을 수 있다. 
 
정수진 차의과학대학 분당차병원 소아과 전문의도 “7살 이하의 어린이라도 지금까지 잡곡밥을 먹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면 굳이 쌀밥으로 바꿀 필요는 없어보인다”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몇 살부터 잡곡밥을 먹어야 한다는 지침도 없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너무 어린 아이들한테 한번에 많은 종류의 곡식이 노출되면 알레르기 위험이 크고 배에 가스가 찰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한가지씩 먹이는 것이 좋다는 권고안이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이유식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쌀죽으로 시작하되, 곡류 개수를 늘릴 때 한가지씩 서서히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채송미 한살림 요리학교 강사(식품영양학 전공)는 "요즘 밭솥의 기능들이 좋아 잡곡을 충분히 불려 밥을 지어 먹으면 아이들이 충분히 씹어먹을 수 있게 밥이 지어진다"며 "오히려 잡곡밥을 어렸을 때부터 먹여야 좋은 식습관도 길들여지고 씹는 능력도 발달하지, 씹기 어렵다고 잡곡밥을 7살 이전 아이들에게 제한한다는 것은 한쪽만 본 것"이라고 말했다. 채 강사는 "2~3가지의 잡곡을 충분히 불려 아이들에게 먹이면 잘 먹는다"며 "잡곡밥을 어떻게 짓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잡곡밥의 장점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 어렸을 때부터 거친 음식을 먹어야 건강하다!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현미잡곡밥을 먹어야 건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2002년부터 생태유아교육 운동을 펼쳐온 임재택 부산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현미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 필수지방산 등 각종 필요한 성분이 많다”며 “아기 때부터 현미잡곡밥에 익숙해져야 잔병치례가 없다”고 말했다. 
 
흰쌀밥은 단순한 에너지원만 있지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미네랄인 칼슘, 철, 마그네슘 등은 부족하다. 따라서 쌀밥을 주로 먹으면 비만, 당뇨, 고혈압, 뇌졸증 등 만성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고 임 교수는 지적한다. 어렸을 때부터 거친 음식을 먹어야 아이들의 소화 장기도 튼튼해지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현미잡곡밥을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부산대 부설 어린이집과 부산법원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에게 현미잡곡밥을 먹이고 있다. 이숙희 부산법원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 4년동안 3~7살 대상으로 한 어린이집을 운영해왔지만 잡곡밥으로 인한 문제는 없었다”며 “생태교육의 핵심인 현미잡곡밥 먹이기는 아이들의 체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 잡곡밥 어떻게 먹이는 것이 좋을까?  

 

결국 잡곡밥은 아이들의 건강상태, 평소 식습관 등에 따라 잡곡밥을 선택하는 것이지 7살 이하라고 반드시 잡곡밥을 먹이면 안될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잡곡밥에 대해 명확한 기준은 없는 상태다. 소아과 의사, 식품영양학자, 한의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소화기에 문제가 없고 씹는 능력에 문제가 없는 아이라면 7살 이하라도 잡곡밥을 먹일 수 있다. 다만 아이의 건강상태나 평소 식습관, 씹는 정도 등에 따라 부모가 잘 판단해야 한다. 잡곡밥을 어떻게 먹이면 좋을지에 대해 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같다. 
 
- 소화기가 덜 발달된 두돌 전 아이에게는 잡곡밥을 먹이는 것은 신중하자. 이유식을 할 때 아이에게 함부로 선식을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이것은 양의사, 한의사 모두 주의하라고 하는 사항이다. 쌀은 알레르기를 적게 일으키기 때문에 처음에는 쌀죽으로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위장이 약한 아이라면 현미보다는 백미, 멥쌀보다는 찹쌀이 나으며,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찹쌀, 좁쌀, 기장류들은 아이에게 사용해도 무리가 없다. 성질이 찬 보리, 율무, 팥을 먹일 때는 보다 신중하게 사용하되, 아이의 체질에 맞게 사용하도록 한다.  
- 잡곡밥을 먹일 때는 충분히 불려 밥을 짓되, 꼭꼭 많이 씹어 먹도록 아이를 지도한다.

- 곡류의 개수를 늘릴 때는 한 개씩 늘리면서 아이의 반응을 살펴보고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시중 마트에서 판매하는 10가지, 20가지 혼합 잡곡을 소화기가 약한 아이에게 바로 먹이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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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 <위기탈출 넘버원> 제작진에게 "방송 내용을 시청자들이 7살 이전의 아이에게 잡곡밥을 먹이지 말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보고 시청자로서 저도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쪽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받은 의견 그대로 싣습니다.

 

 

1> 자문 및 대본 감수

-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님

-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님

- 남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황권택 교수님


=> 아이템 선정할 때부터 위의 전문가들에게 수차례 자문을 구하고 취재를 하였으며, 최종 방송 대본까지 몇차례 확인을 거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2> 전문가 자문 내용 요약


1. 잡곡밥이 아이들에게 복통 및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잡곡밥이 흰쌀밥에 비해 입자가 거칠고 딱딱하기 때문! 흰쌀은 사람들이 먹고 소화하기에 부담이 없도록 정제한 데 반해, 현미나 그 밖의 잡곡들은 대부분 정제과정을 많이 거치지 않아 딱딱함. 성인들은 잡곡밥을 씹어 먹는데 큰 무리가 없어 건강식이 될 수 있지만, 씹는 능력과 소화능력이 성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아이들에게는 소화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잡곡밥을 비교적 안전하게 먹으려면 흰쌀밥을 먹을때보다 두배정도 많이 씹어 삼켜야하는데 실제로 아이들이 그렇게 씹어 넘기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잘 씹히지 않으니, 덜 씹어 삼키는 경우도 많음. 따라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음.


2. <남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황권택 교수님 추가 자문>

잡곡에 많이 들어있는 피틴산 성분이 아이들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음. 피틴산이란 곡물류 외피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으로, 주로 정제가 덜 된 현미, 보리, 콩, 등의 잡곡에 많이 들어있고, 흰쌀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음. 이 피틴산이 몸에 너무 많아지면, 장에서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몸에 흡수되는 것을 저해할 수 있어서서 아이들의 경우, 잡곡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 특히 성인에 비해 장의 소화흡수력이 훨씬 약한 아이들은 이 피틴산 성분이

영양소의 흡수를 더욱 어렵게 해서 영양결핍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함.

 

 

3. 그 외


1) 기존에 각종 기사에서 많이 거론되었던 글루텐 성분은, 취재 결과, 실제로 잡곡밥에 들어가는 잡곡에는 문제될만한 함량이 들어있지 않고, 주로 특정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백인에게서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함. 국내 보고 사례는 없고 글루텐 성분이 잡곡밥 섭취로 인해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함. 따라서 방송 내용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음.


2) 또한 잡곡밥의 식이섬유소 역시, 아이들 장을 자극할만큼 문제될만한 함량은 아니라고 하여, 아이들 소화장애 부분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음. 단! 장 질환 환자나 노약자 등에 한해 식이섬유소가 장을 자극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여, 특정 사람에 한해 주의하라는 정보 들어감.


3) 또한 방송에서 거론한 잡곡밥의 제한 나이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어릴수록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고 함.

물론 아이들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소화력이 매우 약한 나이가 약 4살 미만까지이라고 하여 4살 미만은 특히 주의하라고 언급한 것이며, 4살 이후라 하더라도 약 7세 정도까지는 성인처럼 잡곡밥을 먹기엔 무리가 있기에, 되도록 7세 이후에 잡곡밥을 서서히 먹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 것임.


출처 : http://babytree.hani.co.kr/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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